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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ancer series

Being Mortal“, 이재혁,KBS스페셜 제작팀 공저, “암의 종말“과, 그리고 암 치료의 역사를 다룬 책, Siddhartha Mukherjee 지음, “The Emperor of All Maladies” 등을 무척 인상깊게 읽었다. 최근에는 Michele Cushatt의 Undone과 Kara Tippetts의 The Hardest Peace를 읽었는데 두 책 모두 암진단을 받고 투병 중에 있는 여성의 회고록이다. 아마도 암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쓰여지지 않았을 삶의 기록을 들여다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두 번 째 책의 저자 Kara Tippetts는 불과 일주일여 전인 2015년 3월 22일에 작고하셨다. – 관련 기사) https://youtu.be/g02BVmlam6k 의도한 것은 아닌데 읽다보니 암과 관련된 책이 줄줄이 이어진 셈이다. 암투병에 관해 간접적으로나마 조금 이해할 수 있어 유익하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기 마련이지만 암을 비롯한 여러가지 치명적인 질병이 가지는 특징은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죽음이 다가오는 과정을 경험하게 만들고, 삶을 마감하게 되는 시간이 임박하다는 걸 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는 것. 그러고 보면 사람들 대부분은 죽음에 대한 인식을 계속 보류하며 살아가는 듯. 이번 주(3월 30, 31일, 4월 1일)에는 미국 공영방송 PBS에서 Siddhartha Mukherjee의 책을 바탕으로 한, Ken Burns 감독의 The Emperor of All Maladies 3부작을 방영한다고 하는데 보고 싶다. https://youtu.be/VqZs-F2so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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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orthy life

벤자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읽었다. 부끄럽게도 책의 내용은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낀 점 하나는 뚜렷하게 기억난다. 당시에도 나는 블로그를 쓰고 있었는데 독자들이 내 블로그를 읽을 시간이 있다면 벤자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읽는 것이 백 배, 천 배는 더 유익할 것이라는 느낌이 강렬하게 들었던 것. 상대방의 위대함에 압도되어 자신은 존재하는 것조차 미안할 정도의 위축감을 느낀 것이라 생각된다. 2-3년 전 쯤의 일인데, 네 번 째 번역서인 “Resonate: 공감으로 소통하라“가 발간되는 과정중에 출판사에서 내게 물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에 나가서 발표를 해 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책 홍보를 위해 필요한 일이었겠지만 절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런 곳은 나 같은 사람이 서는 자리가 아니라고. 최근 고정욱 작가의 세바시 강연 동영상을 감명깊게 보았다. 역시나 세바시는 나 같은 사람이 서서 소중한 방송 시간(air time)의 가치를 희석시켜서는 안 되는 자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가인 고정욱은 한 살 무렵 소아마비에 걸려 걸을 수 없게 되었다. 이웃집 할머니는 “그런 아이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으니 해외 입양이라도 보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고정욱의 인생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꼭 한 번 들어보시길. https://www.youtube.com/watch?v=X5LQpj2f1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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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e Cushatt: Undone

Platform: Get Noticed in an Noisy World의 저자 Michael Hyatt가 진행하는 This is Your Life 팟캐스트의 한 에피소드 “Making Peace With an Unexpected Life“를 듣게 되었다. https://youtu.be/DZNAf8Yvu0U 이 에피소드는 이 팟캐스트의 공동 진행자인 Michele Cushatt이 최근 펴낸 책 Undone: A Story of Making Peace with an Unexpected Life의 내용을 중심으로 이뤄진 대담인데, 수 년 전, 그녀가 설암(혀에 생긴 암) 진단을 받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검색해 보니 Michele의 또 다른 대담 동영상이 있었다. Insight for Living이라는 라디오 방송으로 유명한 Charles R. Swindoll의 딸 Colleen Swindoll-Thompson이 운영하는 Special Needs Ministry 블로그에서 다룬 How to Make Peace with an Unexpected Life 포스팅에 소개된 대담 동영상이 그것이다. https://youtu.be/t1kBqhzVwX0 이런 예기치 않은 발견 덕택에 듣고 싶은 팟캐스트와 읽고 싶은 책이 늘어났다. – – – 지난 주에 먼 친척 중 한 분이 암으로 돌아가셨다. 인디아나주립대 병원에서 근무하시던 소아호흡기 전문의이셨는데 본인이 암에 걸리시다니 무척 안타깝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암이 여기저기 전이되어 손을 쓸 수 없어 호스피스 시설에 계셨는데 심한 구토증세로 식사를 전혀 하실 수 없는 상태가 이어져 마지막 수 주간 매우 고통스러우셨다고 들었다. 직접 뵌 기억은 없는 분이시지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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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e archives

중앙일보 현대사연구소 발행 “미군 CIC 정보 보고서 1“(1996)에 실린 1940년대 미 정보기관 보고 문건을 읽는 중. 이 문건에는 당시 미국 정부기관에서 이승만, 신익희 등 당시 주요 인물들을 어떤 관점에서 평가하는지가 나와 있다. 예컨대 초대 국무총리였던 이범석에 대한 평가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Yi is an authoritarian by temperament and training, has a forceful personality, is an excellent organizer, and opportunist, over-confident and given to unwise and impulsive statements.” — from a report written by Myles S. Weston, III, 1st Lt.; dated 12 July 1953
대략 번역하자면 ‘이[범석]은 타고난 기질도 권위주의적이지만 그렇게 길러지기도 했다. 매우 강압적인 성격을 가졌으며 조직력이 탁월한 인물이다. 한편, 기회주의적이고 지나치게 자신만만하며 현명하지 못한 언사를 충동적으로 하곤 한다.” 정도가 될텐데 당사자에게는 대놓고 이런 말을 할 수 없겠지만 뒤에서는 이런 식으로 사람을 평가하기도 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나에 대한 평가 방식이 있으리라 생각하니 긴장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근대사를 이런 방식으로 들여다 보는 것도 흥미로운 한편, 타자기로 작성된 60-70년 전 서류의 서체와 레이아웃, 그리고 정보기관의 문서 형식을 감상하는, 정보 디자인 관점에서의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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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니시오카 쓰네카즈, 나무에게 배운다

어떤 분야의 달인이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공들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들이면 어떻게 될까? 예컨대 10만 시간을 들인다면? 그건 거기까지 가보지 않으면 모르겠지.

조상 대대로 나무를 다뤄온 궁궐목수 집안 태생의 목공 장인 니시오카 쓰네카즈(西岡常一, 1908 ~ 1995)는 86세 나이에 은퇴하면서 자신의 삶과 일을 회고한 책 “木のいのち木のこころ“(나무의 마음, 나무의 생명)을 썼고 이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 “나무에게 배운다“(상추쌈, 2013, 최성현 옮김).

“저는 금년에 현역에서 물러났습니다. 올해 여든여섯입니다. 이제까지 해 온 일을 돌아다보면서 나무 건축, 특히 나무 건출에 관한 오래된 구전, 목수의 삶, 사람을 가르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니시오카 쓰네카즈 지음, 최성현 옮김, “나무에게 배운다“, 상추쌈, 2013, p8(서문에서)

평생 나무를 다뤄온 사람이 느끼는 깊은 통찰이 매우 인상적인 책인데, 바이올린을 만들며 나무와 많은 시간을 보낸 마틴 슐레스케의 책 “가문비나무의 노래“와 묘하게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책은 읽어볼만하다고 생각된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마저 읽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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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ined vs. sophisticated

번역 예: refined manner : 세련된 매너 sophisticated demeanor: 고상한 품행 Refined sugar (정제당)이라는 용례에서 보듯, refined는 불순물을 제거(free of unwanted substances: Merriam-Webster Dictionary)해서 순도를 높인다는 정제(精製)의 의미가 강하다.

한편, sophisticated라는 단어는 매우 복잡하게 발전(highly developed and complex)되었다는 정교(精巧)의 의미를 담고 있다. 어원상으로 이 단어는 sophistry(궤변)에서 파생했다.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 본래의 순수함을 잃고 이득을 취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는 곡학아세(曲學阿世)의 기술을 sophistry라고 일컬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sophisticated가 ‘무식하지 않다’는 의미로 긍정적인 풀이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디자인에 있어서도 refined와 sophisticated의 차이가 있는 듯하다. 본질이 아닌, 불순물과 군더더기를 제거한 ‘정제된 디자인’이 있는가 하면, 다양한 속성이 서로 조화되도록 공들여 다듬어 완성도를 높인 ‘정교한 디자인’이 있다. 간혹 이 두 가지가 겹쳐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된다.

순수함(purity)을 추구하는 정제된 디자인도, 복잡한 전체의 조화(wholesomeness)를 추구하는 정교한 디자인도 각각의 쓰임새에 맞는 상황이 별도로 있다. 세련됨에도 차이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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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xtual menu

카페에 와서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지인을 만났는데 어디 앉아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를 원해서 뭐라도 주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치고 허전한 마음에 위로가 필요해 따뜻한 라떼를 찾는 사람, 잠이 모자라 몽롱한데 아침 회의에 들어가기 앞서 진한 드립 커피가 필요한 사람, 점심을 얻어먹어서 체면상 차는 자기가 사겠다고 일행을 데리고 들어오는 사람, 집에 있자니 식구들 눈치 보여 조용하고 간섭받지 않는 곳에서 책이나 읽고 싶다는 생각에 자리를 잡은 사람. 같은 커피 음료라도 구입하는 이유가 같지 않다.

위로가 필요해서 따뜻한 부드러움을 기대하고 라테를 주문했는데 커피가 너무 뜨겁거나 너무 써서 위로는 커녕 씁쓸한 느낌을 받았다면 돈도 아깝지만 기대가 깨어졌다는 배신감에 속이 쓰릴 수도 있다.

그러나 바리스타 입장에서는, 주문받은 것은 커피이지 위로가 아니었기에 불만족한 표정으로 돌아가는 손님의 속사정을 이해하기 어렵다. (최은희 지음, “카페 가기 좋은 날“, 들녘, p140 “당신의 커피는 무작정 쓸 수 밖에 없군요” 에피소드 참조 — Google Books로 일부를 온라인으로 읽을 수 있음)

20년 넘게 미용사로 일한 분이 말하길, 자기는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 불과 2-3초만에 지갑에 얼마나 들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고 하던데–약간은 과장이겠지만 어쨌든 사람들을 오래 상대하다보면 인상착의를 통한 프로파일링 감각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다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카페 주인도 오래 하다보면 손님이 음료를 주문하는 시선과 말투를 통해 상대방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손님의 상황에 맞는 메뉴를 적극적으로 제안할 수도 있을 듯. 또는 상황에 따른 선택지를 달리한 메뉴판을 구성할 수도 있겠다.

즉, Espresso/Tea/Smoothie 등 음료의 종류에 따른 기존의 메뉴 구성에서 벗어나 손님의 상황에 따른 메뉴를 구성하는 것. 스무디킹에서 손님의 목적(Purpose)에 따라 메뉴를 구분한 것이 하나의 예다.(아래 목록 참조)

Fitness Blends Slim Blends Wellness Blends Energy Blends Take a Break Blends — from Smoothie King menu

카페 음료를 고객의 상황에 따라 구분하는 예를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보았다.

Contextual Menu for Cafe Beverages for Connection: 사귐을 위한 음료 Beverages for Courage: 용기를 북돋아 줄 음료 Beverages for Consolation: 위로를 위한 음료 Beverages for Concentration: 집중을 위한 음료 Beverages for Creativity: 창의력을 위한 음료 Beverages for Clarity: 명료한 생각을 위한 음료 Beverages for Closing: 업무의 마무리를 위한 음료 Beverages for Celebration: 축하를 위한 음료

C에 맞추느라 위처럼 했지만 다음과 같은 것들도 있으면 어떨까 싶다.

Beverages for Motivation: 동기부여를 위한 음료 Beverages for Big Decisions: 중요한 결단을 내릴 때 마시는 음료 Beverages for Saying Thanks: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음료 Beverages for Saying Sorry: 사과의 마음을 전하는 음료 Beverages for Cooling Off: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한 음료 Beverages for Appeasing: 상대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한 음료 Beverages for Reading: 책읽기에 적당한 음료 Beverages for Reward: 포상 음료 Beverages for Keeping Your Kids Silent: 아이들 조용히 시키는 음료 Beverages for Saying Goodbye: 작별 인사를 위한 음료 Beverages for Going Home: 귀가를 앞두고 마시는 음료 Beverages for Presentation: 발표를 앞두고 마시는 음료 Beverages for Rituals: 예식을 위한 음료 Beverages for Mourning: 애도를 위한 음료 Beverages for Awkward Situations: 어색한 상황을 위한 음료

한편, 음료는 개별적으로 마시니까 각자의 상황에 맞출 수 있지만 카페 내의 배경음악은 개별화하기 어렵겠다. 좌석별로 손님이 원하는 장르의 음악을 틀 수 있도록 해야 하나.

어쨌든, 사람들이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것 같지만 각자의 상황과 사정이 다르고, 각자의 삶 속에서 흘러가는 이야기의 문맥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제품 개발이든 서비스 설계든 일반적인 사회 생활이든, 상대방 입장에서 어떤 느낌일지를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있어야 울림이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지 않고, 다른 사람의 사정이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기에게만 적용되는 상황을 일방적으로 타인에게 강요하게 되고, 결국 의도하지 않은 갈등을 조장하기 쉽다.

“마음이 상한 사람 앞에서 즐거운 노래를 부르는 것은, 추운 날에 옷을 벗기는 것과 같고, 상처에 초를 붓는 것과 같다.”

잠언 25:20 (새번역)

“이른 아침에 큰소리로 이웃에게 축복의 인사를 하면, 그것을 오히려 저주로 여길 것이다.”

— 잠언 27:14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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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마틴 슐레스케, 가문비나무의 노래

아내가 추천하는 책. 마틴 슐레스케 지음, 유영미 옮김, 가문비나무의 노래, 니케북스(2013). 저자인 마틴 슐레스케(Martin Schleske)는 독일에서 바이올린을 만드는 장인인데 꽤 이름이 있는 인물이라고. “바이올린 제작 학교”에 대해 궁금해진 아내가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바이올린 제작에 관한 내용이려니 기대하고 구입했는데 읽어보니 바이올린을 만드는 자신의 일 속에서 느끼는 삶의 의미와 교훈을 써내려간, 상당한 깊이가 있는 묵상집이었다. 돌멩이를 집었는데 보석이었던 것.

“내게 믿음은 차츰차츰 만들어지는 작품과 같습니다. 그것은 예술 작품과 비슷합니다. 그 안에서 창조적인 힘, 즉 거룩한 현존이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나의 일과 믿음을 담았습니다.”

— 마틴 슐레스케 지음, 유영미 옮김, 가문비나무의 노래, 니케북스(2013), p6(머리말에서)

저자는 2010년에 Der Klang(울림–삶의 의미에 관하여)이라는 책을 냈는데 그 책에서 문장을 엄선하고 사진작가 도나타 벤더스(Donata Wenders)의 사진을 곁들여 2011년에 엮어낸 묵상집이 이 책이다. 원제는 Klangbilder(울림의 이미지). 이 책은 삶에 대한 관조(reflection)를 의도해서 쓰였기 때문에 하루에 한 문단씩 읽어나가도록 편집이 되어 있다. 즉, 저자의 의도를 존중하려면 매우 느리게 읽어야만 하는 책이다. 마치 저자가 바이올린 한 대, 한 대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기울인 것과 같은 정성과 세심함으로 공들여 쓴 문장을 너무 빨리 읽어 나가면 안 된다고 알려주듯, 문단 마다 Day 1, Day 2, … 하는 식으로 표시되어 있다.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 주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인 교리가 아니라, 우리 삶에 얽힌 관계들입니다.”

— 같은 책, p12

yes24 독자 aconite님의 블로그에서는 이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흔히 보아왔던 수필집 같은 책이겠거니.. 라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펼치자 마자 나의 예상을 훨씬 넘어 아주 깊고도 수준 높은 글로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아주 깊고 깊은 우물에서 길어낸 너무나 맑고 깨끗한 물을 대한 것처럼, 너무나 깊고 깊은 통찰과 아름다운 지혜의 글들이 나를 당황하게 했고, 그래서 책장을 쉽게 넘길 수가 없었다.”

aconite님의 yes24 블로그 2014년 2월 5일자 포스팅에서 인용

원서는 독일어인데 영어로도 번역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말 번역판을 만날 수 있다니. 그렇지 않아도 책이 잘 안 팔린다는데 문화적 사명감을 가지고 이런 책을 출간할 생각을 한 출판사(니케북스)의 존재에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추천

참고: 마틴 슐레스케 소개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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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aking in tongues

(*사진 분실)

위의 사진은 어느 공원에 있는 “방문자센터” 간판. 영어로 Visitors center라고 쓰였는데 Visitors(복수형)도 틀린 건 아니지만 Visitor(단수형)로 쓰는 것이 대세이고, 제목에서는 각 단어의 첫 문자를 대문자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center 대신 대문자 C를 써서 Center로 하는 편이 나았으리라. 실수는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지난 주 코엑스에서 열린 제31회 국제의료기기 병원설비 전시회(KIMES 2015)에 참여한 어느 대기업의 전시공간의 사례. 휴대가 가능하다는 의미의 Portable이란 단어가 그만 ‘마실 수 있다’는 뜻을 가진 Potable로 잘못 쓰였다. 그것도 아주 커다랗게. 나름 고급 인력이 모인 회사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potable_solution

실수는 영어 실력과 무관하게 일어난다. 오타와 실수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하물며 외국어를 다룰 때는 얼마나 혼란과 불확실성이 많은지. 오류는 언제든,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실수와 오류를 걸러낼 수 있는 점검 과정이 필요하다. 잘 모르면 물어보고, 잘 안다고 생각해도 누군가의 확인을 구하는 것이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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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ructions with explanations

toilet_instructions2

문장 구조가 특별하다. 공공 화장실 문구에서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는 구조. 들여다 볼수록 오묘하다.